[현장 카메라]코로나에 막힌 ‘막막한’ 제주드림

2021-01-25 19



창업을하는 청년들에게 제주도는 아름다운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닥친 지금, 섬의 바람은 육지보다 더 매섭습니다.

여현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짐이 은근히 많아가지고 이건 택배로 보내려고 내일 예약을 해뒀어요"

배로 또 비행기로 짐을 실어 보내고 가족, 친구와도 이별합니다.

이처럼 제주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내려옵니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 타격까지 받았는데요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현장으로 갑니다.

서울에서 건축일을 하다 지난해 제주서 카페를 연 김종태 씨.

직접 설계해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습니다.

[김종태/ 카페 자영업자]
"이제 제가 다 잘라가지고 직접 현무암 벽 라인에 맞춰가지고. 그래서 실리콘도 제가 쏘고."

하지만 열자마자 코로나19가 시작돼 손님들에게 평가받을 기회도 놓쳤습니다.

[김종태 / 카페 자영업자]
"남들은 오픈빨 받아서 좀 더 장사가 잘되고 손님들을 많이 끌 수 있지 않냐 생각 많이들 하시는데 첫달 오픈 했을 때 (월) 200만 원이었어요. 순수 매출이거든요? 그리고 마이너스 카드를 쓰면서 거의 다 나갔던 시절이라..."

김 씨는 유튜브로, 또 직접 발로 뛰며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김종태 / 카페 자영업자]
"펜션 사장님들이 많으시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하고 있고, 알리는 것부터 '다시' 시작되는 시점인 거 같아요."

안에선 불과, 밖으로는 코로나와 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2019년 말 오픈한 '제주청년몰'의 청년들입니다.

(현장음)
"배달의 민족 주문"
"배달의 민족 주문"

점심시간이 한창인데 매장에는 손님 대신 배달원들이 오갑니다.

"안녕하세요"

[강정현 / 자영업자]
"서비스가 안 나가면 배달이 잘 안돼요." 거의 저희 배달이 8대 2, 7대 3? 8이 배달이고요"

[장영조 / 자영업자]
"제주도는 없겠지 없겠지 하면서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12월이 지나고 모두가 뉴스를 보면서 큰일났다..코로나랑 같이 청년몰이 오픈을 한 것 같아요".

지난해 모두 배달로 전환했습니다.

다른 곳보다 먼저 시작해 잠깐 수익도 냈지만,

[장영조 / 자영업자]
"제주도 같은 경우 뭐 타지처럼 배달의 민족이나 이런 어플이 활성이 안 되어 있었거든요"

여전히 어려운 상황.

연말부터는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강정현 / 자영업자]
"저희 어머니도 음식장사를 하고 계시거든요. 어머니도 저렇게 30년동안 힘든 일이 많았을 건데 어머니 생각 많이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공방, 사진관과 숙소.

2년전 청년 3명이 허허벌판에 일궈낸 공간입니다.

이곳 역시 지난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000 / 사진관 운영]
"11월.. 11월.. 12월 그 다음에는 거의 없어요"

한 달에 100건이던 공방수업은 5분의 1로 줄어,

[유희정 / 공방 운영]
"다른데도 맨날 물어보고 너는 괜찮니 이러면서"

현재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온라인 키트를 판매하며 회복을 기다립니다.

[유희정 / 공방 운영]
"여기도 원래 흙길이었는데 다 깔고..저희가 노력을 많이 했어요. 엄청 애정이 많은 공간이 되었어요."

2021년에도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곳 청년들은 누구보다 간절히 상권이 회복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입니다.

1way@donga.com